당근의 생활/생각

'반려동물'이라는 불편한 단어

당근천국 2014. 9. 3. 18:00

반려동물이라는 말은 언제부터 쓰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 '반려동물'이라는 말을 들으면 그다지 유쾌하지 않습니다.

 

각자 '반려동물'이라는 단어를 쓰는 기준이 있을 것이고 전 그것을 존중합니다.

단순히 상대방의 애완동물을 높여 부르는 말이라도 말이죠.

문제는 제가 생각하는 반려동물의 기준은 그렇게 낮지 않다는 것이죠.

 

 

 

내가 생각하는 '반려동물'

제가 생각하는 반려동물은 단순히 오랜 시간 같이 지내는 동물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을 말합니다.

각자의 생활에 최소한의 간섭을 한다는 것이 전제가 된다는 말이죠.

 

조건 맞추기

여기서 간섭이란 건 '사람→동물'에게 하는 간섭을 말합니다.

'동물→사람'의 간섭은 성립되지 않습니다.

동물과 인간의 가치관은 다르기 때문이죠.

그러니 인간의 가치관을 강요하면 안 됩니다.

 

동물의 삶

문제는 '사람이 키우는 동물'이라는 개념에서 '어느 정도 간섭을 적정선인가?'라는 것이죠.

제가 생각하는 간섭의 적정선은 완전한 독립체로서 서로의 생활을 하면서 최소한의 간섭을 하는 것입니다.

거의 야생동물에게 먹이 주는 수준이죠;;;

 

이렇게 동물을 키우려면 마당 정도가 아니고 동물을 위한 야산 정도는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며칠씩 집에 안 들어오거나 어느 날 완전 야생동물이 되는 것도 감수해야 합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동물도 각각의 개체로서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존중은 '사람 나름대로'가 아닌 동물이 원하는 존중이기 때문에 간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려동물은 없는 것인가?

제 기준에서 반려동물은 야생동물과 비슷합니다.

이것은 사람이 동물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 있는 동물은 반려동물로 보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사람에게 선택권이 있는 경우라면 최대한 동물 키우는 것을 자제를 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 조건만 생각한다면 '반려동물'이라는 개념은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예외가 있는데 애완동물의 경우도 사람이 선택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경우입니다.

 

 

유기동물

유기동물의 경우 다른 사람이 '애완동물'로서 키우다 버린 동물입니다.

이 상태에서 제 기준의 '반려동물'로 만드는 건 오히려 위험하죠.

이미 사람에게 의지해서 살아가던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야생동물조차 사람에게 길들면 다시 야생으로 보내기 힘든데 처음부터 애완동물로 키워진 동물이니 이제 와서 잘못 방사해서 키우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유기동물의 예외

다른 글에서도 더 이야기하겠지만 유기동물의 경우 다시 입양한 사람이나 버려진 동물에게는 아무런 선택권이 없습니다.

버린 사람이 무엇인가를 선택했을 것이고 그것은 입양한 사람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버린 사람의 사상과 생각이 어땠을지는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일반적인 애완동물로 키웠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맞혀 다뤄야 하죠.

 

그러므로 유기동물을 입양 했을 때는 많은 예외를 인정해야 하죠.

 

가족의 소유

가끔 '인간 대 인간'도 그렇고 '인간 대 동물'도 그렇고 상대방을 소유물로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반려'라는 단어에 의미가 없습니다.

애초에 존중이 빠진 배려는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분리

그렇다고 동물을 사람과 동급으로 보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존중은 동물과 사람의 구분을 확실하게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야 합니다.

 

결론

결국은 인형이나 상품이 아닌 생명으로서 동물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고 소유물로 생각하여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저의 기준은 낮은 것이 아니므로 '반려동물'이라는 단어 자체가 편할 수가 없습니다.

마무리

이건 어디까지나 제 기준이고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생각은 없습니다.

문제는 대부분 이런 저의 사정을 모를 테니 별생각 없이 저 이 단어를 저 단어를 사용한다는 것이죠.

제가 키우는 개는 버려질 뻔한 개긴 하지만 급하게 데려오다 보니 위에 조건들을 채울 수 없는 상황이라 자격지심 같은 것이 생기는 게 사실입니다 ㅎㅎㅎ

 

어찌 됐건 동물을 사랑한다는 마음만 통하고 동물을 존중하면 되지 뭐가 더 필요 하겠습니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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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그런데 이 글은 어차피 다른글 쓸때 설명하려고 쓴글인데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