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보호센터와 안락사
'다음 희망해'에 유기견보호소가 올라왔길례 사연을 읽어 봤습니다...
마음에는 안들지만 일단 기부를 하긴 했습니다.
(참고 : 다음 희망해 - 혹한기! 애린원 강아지들이 위험해요)
저번에 기부할때도 사족을 달려다가 말았는데....
(참고 : 유기견 센터 지원 후워모금 후기가 날아 왔군요.)
요번에는 가볍게 이야기를 해봅시다.
감성적 보호와 이성적 보호의 사이
애린원의 설명을 보면
애린원은 국내 최대 유기동물 보호소로 안락사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개체수가 3천 마리가 넘는 반면, 직원은 고작 한두 명(일용직 인부 제외) 뿐입니다.
라는 설명이 있습니다.
다른 설명에도 감성을 자극하는 다양한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정도로 경영이 힘든 상태에서 안락사를 피하고 있는 것이 과연 자랑거리가 될 수 있느냐'
입니다.
이상과 현실
당연하게도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든 유기동물을 죽이지 않고 충분한 먹이와 깨끗하고 충분한 크기의 생활공간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가능한가요?
당연히 불가능하죠.
자원이 한정적이니까요.
모든 유기동물에게 저런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자원이 필요합니다.
규모를 줄여서 단순히 안락사만 피하는 수준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해도 적지 않은 양이죠.
만약 최적의 조건에 필요한 자원을 10이라고 보고 안락사를 피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원을 3이라고 보면 못해도 5정도는 쓸 수 있어야 최소한의 복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아야 할 것 입니다.
여기서 차액이 되는 2는 최소한의 생활공간의 크기와 위생상태유지, 중성화수술 비용, 잔병 치래 비용 같은 것들을 말합니다.
이상
안락사 없이 모든 개들에게 5이상의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1차 목표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해외사례(특히 독일)를 보고 이야기 하면서
"왜 우리는 저렇게 할수 없는가?"
에 대해 생각하죠.
기회비용
결국,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무엇인가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위와 같은 상황이라면 우리에게 남은 선택권은 2가지가 됩니다.
1) 안락사를 하고 남은 개들에게 5의 자원을 투입할 것인가?
VS
2) 안락사를 안 하고 모든 개들에게 3의 자원만 투입할 것인가?
현실
정부지원금과 후원금이 충분하다면 제가 이런이야기도 하지 않을 것이며 특허도 내지 않았을 것입니다.
(참고 : 요즘 애완동물관련 특허준비중입니다., 드디어 특허가 나왔습니다.)
대부분의 보호소는 3도 겨우 하는 실정입니다.
일단 한국동물보호연합에서 2010년에 만든 유기동물보호소 실태조사 내용을 보고 다시 이야기 해봅시다.
참고 : 한국동물보호연합 - 전국 지자체 직영 및 위탁 운영 동물보호소 실태조사 보고서(요약)/동사실
(주체가 '동물사랑실천협회'인데 '동물사랑실천협회'의 홈페이지에서는 이 자료를 못찾았습니다 -_-a)
여러 사례를 보면 알겠지만 동물보호소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운영자의 의지와 자금이 중요하다는걸 알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수사례를 보면 상당한 예산을 가지고도 개체수 조절을 위해 신경쓰고 있다는걸 알수 있습니다.
(위 자료에도 안락사를 피하려고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해 경계하고 있습니다.)
위탁운영이 아닌 보호소를 운영하시는 분들의 경우 대부분 의지는 충분 합니다.
그러니 돈이 문제죠.
불편한 진실
우리나라 애완동물 관련 단체는 몇개이며 회원수는 몇명일까요?
다들 정확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니 대충 추정해보면
애완동물을 키우는 추정인구가 천만가량이니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인구가 1%만 된다고 해도 10만명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0만중 80%이상은 개와 고양이를 키우시는 분들일 것 같은데 그러면 8만명이라고 가정하고 이 사람들이 평균 월200만원씩 번다고 가정해봅시다.
(2012년 신입사원 평균연봉이 약 3000만원임)
80,000 * 2,000,000 = 160,000,000,000
1600억!!
여기서 10%만 낸다고 가정하면
160,000,000,000 * 0.1 = 16,000,000,000
160억 입니다 ㅡ.ㅡ
아까 봤던 보호소에 관한 내용에서 우수사례의 보호소의 예산은 1억정도였습니다.
2008년 기준으로 250개가량의 보호소가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후원인들이 십일조만 해도 절반이 넘는 보호소를 우수보호소로 만들 수 있다는 뜻입니다 ㅡ.ㅡ;;;;;;;
거기다 요즘 많아진 가상동물 키우는 게임들의 매출을 생각한다면 ....
-_-;;
제가 골치아파가며 특허를 냈는지 아시겠죠?
애니멀 호딩(Animal hoarding)
제가 안락사를 거부하는 보호소를 걱정하는 이유는 애니멀 호딩으로 변질되 요소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참고 : 위키백과 - 애니멀 호딩, 엔하위키 - 애니멀 호더 )
(애니멀 호딩 상태를 2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애니멀 호딩으로 갈 수 있는 요소로 가장 것은 자금부족으로 인해 바로바로 중성화수술을 못 하거나 중성화수술 후 적절한 요양을 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애니멀 호딩으로 가기 위한 지름길이기도 하죠.
유기동물 유입 -> 번식 + 유기동물 유입 -> 번식 + 번식 + 유기동물 유입 -> ....
거기에 이런 분들 중에는 수용 능력을 생각하지 않고 일단 동물을 받는 경우도 많다는 점도 생각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애니멀 호딩으로 빠지지 않기 위해서 성급한 입양을 선택한다면 이것도 학대이기 때문에 계속 개체 수가 불어나는 현상이 생기게 됩니다.
당연하게도 안락사 없이도 충분히 5이상을 제공할 수 있다면 이런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되죠.
불쾌한 진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우리는 개체 수를 조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입양이 우선되어야 하며
차선으로 후원과 사육,
최후에는 안락사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마치 선택사항인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안 그러면 남아있는 건강한 동물까지도 피해가 갑니다.
입양, 후원, 사육은 모두 우리가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내용입니다.
그러니 결국 선택할 수 있는 건 버티고 버티다가 안락사시키는 방법뿐이지요.
그러니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결론
쓰다 보니 말이 길어졌지만 결론은 무작정 안락사를 피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겁니다.
언젠가는 안락사를 피해도 상관없는 날이 오겠지만 그날이 지금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죠.
불쌍하다는 이유만으로 버티는 것은 답이 아니고 나아가 다른 학대가 될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닥치는 대로 안락사 시키는것도 답은 아니죠.
우리가 당장 할수 있는건 버틸때까지 버티고 안락사 시키는 겁니다.
더 많은 동물을 구하기 위해서 안락사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러니 하지만 버리는 사람들이 있는 한 누군가는 불쾌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러니 버리는 사람들을 철저히 응징해야죠. ㅎㅎㅎㅎ
p.s. 쓰다보니 말이 길어젔네요;;;
p.s. 이래서 저번에도 안쓰려고 했던건데;;;